안녕하세요. 슬기로운 미술여행입니다.
겨울에 다녀온 포루투갈을 이제야 소개합니다. 대항해시대를 열었던 유럽 동쪽 끝의 나라는 뮤지엄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미술여행자라면 리스본과 포르투에서 꼭 가볼만한 미술관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32회 (2025. 4. 2) |
|
|
개선문처럼 생긴 아우구스타 스트리트 아치에서 내려다 본 코르메시우 광장. ⓒ김슬기 |
|
|
Prologue : 포르투갈 국민 화가와 타구스강을 품은 미술관 |
|
|
부드러운 곡선으로 수변을 품은 미술관 MAAT 갤러리.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루프탑 전망대에서 4월 25일 다리를 보는 전망은 리스본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뷰다. ©김슬기 |
|
|
MAAT Gallery의 오벌 갤러리. ©김슬기 |
MAAT 갤러리의 앤서니 맥콜 특별전. ©김슬기 |
|
|
MAC/CCB의 소장품 상설전시 전경. ©김슬기 |
|
|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고 가고 리스본에 가고 싶었지만 마드리드에서 리스본을 가기는 것은 꿈도 꾸기 힘들만큼 오래 걸리는 고된 일정이더군요. 비행기를 타고 이 예쁜 항구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굽이 굽이 끝없는 계단을 쌓아 올린 도시였고, 노란색 노면전차 푸니쿨라가 바삐 다니는 도시였습니다. 동시에 리스본은 페르난두 페소아의 도시였습니다. 도시 곳곳에 페소아의 동상이 있었고, 어느 서점엘 들어가도 이 국민 작가의 <불안의 서>가 있었습니다.
포르투갈은 알바로 시자와 에두아르두 소투 드 모라 등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여러명 보유한 건축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만듦새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는 멋진 미술관이 많았습니다. 저는 국립 고대 미술관(Museu Nacional de Arte Antiga)과 제로니무스 수도원 인근의 MAC/CCB(현대 미술관 및 건축 센터), 바다를 굽어보고 있는 MAAT(Museum of Art, Architecture and Technology) 등을 만나고 왔습니다.
벨렝탑으로 가는 해변에 모두 위치해 이 미술관들을 찾는 동선은 복잡하지 않지만, 굳이 한 곳만을 가야한다면 MAAT를 추천합니다. MAAT는 1908년에 지어진 이전 발전소인 MAAT Central과 타구스강을 따라 뻗어 있는 공원을 통해 연결된 현대적인 건물인 MAAT Gallery로 구성된 공간입니다.
붉은 벽돌의 MAAT Central은 1970년대까지도 리스본 전역에 전기를 공급하던 발전소였습니다. 현재는 과학 박물관으로 사용됩니다. MAAT Gallery는 영국 건축가 아만다 레베테(Amanda Levete)의 회사 AL_A가 설계해 2016년 완공된 이 미술관은 건축물을 강변의 풍경과 병합해 방문객들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선물해줍니다.
이 곳이 전시하는 동시대 미술에 머리가 아프더라도, 갤러리 건물의 카페와 옥상의 전망대에서는 리스본 최고의 전경을 볼 수 있습니다. 금문교를 닮은 길이 2km가 넘는 4월 25일 다리와 타구스강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죠.
미술관의 3000㎡ 의 실내공간을 갖춘 오벌 갤러리(Oval Gallery)는 테이트 모던 못지 않은 거대한 공간을 자랑합니다. 1월의 오벌 갤러리에서는 비비안 수터의 <DIsco>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전시장에 온통 거대한 걸개그림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별전시실에서는 앤소니 맥콜(Anthony McCall)의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빛을 입체적 형태로 구현하는 그의 '솔리드-라이트'는 암실처럼 어두운 안개가 자욱한 전시장에서 빛으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들어간 관람객이 스스로 작품이 되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합니다. 런던 테이트모던에서는 값비싼 입장료를 내야 만날 수 있는 전시였는데, 값싸게 리스본에서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MAC/CCB는오페라, 연극 등을 공연하는 공연장, 회의를 여는 컨퍼런스 센터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이 곳은 상설전시를 통해 1960년대에 탄생한 예술 운동인 미니멀리즘, 아르테 포베라, 개념주의에서 출발해 21세기로 향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마르셀 뒤샹, 피에트 몬드리안,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같은 지난 세기 거장은 물론 헬레나 알메이다, 크리스 오필리 같은 동시대 작가도 만날 수 있습니다.
1월에는 낸 골딘의 사진 66점을 설치 작업과 함께 전시한 <사라지는 친밀감>을 주제로 한 전시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 당시만해도 3월 베를린에서 낸 골딘의 회고전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두 현대미술관을 비롯해 포르투의 세랄레스 미술관까지 만나면서 포르투갈은 특색있는 동시대 미술 전시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동시대 미술을 위한 공간도 특별히 많아보였구요.
국립 고대 미술관은 17세기 궁전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무척 소박한 크기의 공간이었습니다. 작은 규모로 인해 소장품이 많지는 않습니다. 중세 종교 미술이 가득한 이 곳에서의 수확이라면 포르투갈의 가장 유명한 궁정화가였던 도밍고스 안토니오 데 세케이라(Domingos António de Sequeira, 1768~1837)를 만난겁니다.
포르투갈 왕 요한 6세의 왕궁에서 살았던 이 화가는 로마에서 그림을 공부하고, 리스본으로 돌아와 많은 종교화와 역사화 등을 남겨 이 도시의 주요 궁전에 가면 어김없이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1820년 리스본의 로시우 광장에 세워진 기념비를 디자인해, 이 도시의 여행자는 누구나 그를 만날 수밖에 없죠.
이 미술관에 걸린 대표작인 <동방박사의 숭배>(1828)는 그의 삶이 끝날 무렵, 세케이라는 로마로 돌아와서 그린 그림입니다. 이 작품과 함께 그린 4점의 놀라운 종교화에 그는 마지막까지 전념했습니다. 예술적 증언을 하는 이 작품을 통해 색채, 빛, 형태에 대한 작가의 관심 뿐 아니라 고전적 전통과 낭만주의를 조화시키려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
|
|
국립 고대 미술관(Museu Nacional de Arte Antiga) ©김슬기 |
Domingos António de Sequeira <The Adoration of the Magi>, 1828 ©Museu Nacional de Arte Antiga |
|
|
Deep focus : 고국을 잃은 수집왕의 유산, 리스본의 보물이 되다 |
|
|
칼루스테 굴벤키안 미술관 전경. ©The Gulbenkian Museum |
|
|
다양한 기획전시를 여는 굴벤키안 현대미술관. ©김슬기 |
|
|
이 도시에서 여러 미술관을 만났지만, 리스본 여행자에게 최고의 미술관은 칼루스테 굴벤키안 미술관입니다. 정방향의 콘크리트로 지어진 미술관의 첫 인상은 낡았지만, 모더니즘 양식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았고, 미술관을 품은 공원이 잘 가꿔져 있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고국을 잃은 수집왕이 남긴 유산이 리스본 최고의 미술관이 된 사연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아르메니아인인 칼루스테 굴벤키안은(Calouste Sarkis Gulbenkian, 1869~1955)은 오스만 제국 중부 터키의 우스쿠다라(Üsküdar)에서 태어났습니다.
1896년, 아르메니아인을 향한 박해가 심해지면서 굴벤키안은 가족과 함께 터키를 떠났죠. 카이로와 런던, 파리를 거쳐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리스본에 정착해 1955년 사망할 때까지 머물렀습니다. 26세에 석유 사업에 뛰어든 굴벤키안은 중동 일대의 손꼽히는 석유왕이 됐죠.
유년 시절부터 굴벤키안은 수집에 취미가 있었습니다. 첫 수집품은 골동품 상점에서 산 오래된 동전 몇개였죠. 제대로 된 예술 작품을 처음 구입한 것은 19세기 후반부터입니다. 중요한 골동품 상인 및 경매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 의욕적으로 수집을 했습니다.
6,000점 이상의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 바빌로니아, 아르메니아, 페르시아, 이슬람 예술, 유럽 및 일본 골동품을 소장하면서 그는 당대 최고의 컬렉터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수집품에 대한 애착이 너무나 강해서 그는 그것들을 자신의 '자식'이라고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굴벤키안은 자신의 자식들이 모두 한 지붕 아래에 모여있기를 바랐습니다. 미국과 프랑스의 국립미술관들과 협의를 했지만, 그가 낙점한 곳은 제2의 고향이었던 리스본입니다. 세상을 떠난 뒤 수집품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유언에 의해 1956년 재단이 설립됐고 미술관을 찾기 위한 노력이 있었죠. 돌아갈 고국이 없었던 굴벤키안은 만년에 정착해 13년을 살았던 리스본에 자신의 모든 수집품을 기부합니다.
이 저명한 수집가가 사망한 지 14년만인 1969년, 그의 소장품을 보관하기 위해 특별히 지어진 칼루스테 굴벤키안 미술관이 리스본에 문을 열면서 소원은 마침내 이루어졌습니다. 리스본은 그의 수집품을 품을 박물관과 굴벤키안 재단 외에도 도서관, 연구소, 공연장 등을 이 공원 같은 미술관이 품도록 조성했습니다. 마치 대학 캠퍼스처럼 시민들은 이 공간에서 공부하고, 미술을 감상하고, 공연을 즐깁니다.
추후에 지어진 포르투칼 건축가 레슬리 마틴이 설계한 굴벤키안 현대 미술관도 무척 근사한 건축물입니다. 마치 한국의 처마를 보는 것처럼 깊이 그늘을 드리우는 지붕이 특색이 있죠. 한적한 오후에 이 곳을 찾아 세 공간을 거닐며, 산책을 하면 정말 근사한 하루가 될 겁니다.
50세가 넘어서 어느새 낡아버린 이 미술관은 올해 1월 말부터 2026년 7월까지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갑니다. 연초에 일찌감치 리스본 여행을 떠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
|
|
굴벤 키안 미술관의 내부 모습. ©The Gulbenkian Museum |
|
|
Claude Monet <The Break-Up of the Ice>, 1880 ©The Gulbenkian Museum |
Pierre-Auguste Renoir <Portrait of Camille Monet> 1872-4 ©The Gulbenkian Museum |
|
|
Édouard Manet <Boy Blowing Bubbles>, 1867 ©The Gulbenkian Museum |
Jean-Antoine Houdon <Diana>, 1780 ©The Gulbenkian Museum |
|
|
상설 전시는 레프트윙에서 열립니다. 수집왕의 컬렉션 중 1,000여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난생 처음보는 귀금속과 아시아와 도자기, 중동의 양탄자, 포르투갈의 타일 등 진귀한 수집품들을 만나고 나면, 마지막 공간에서 그의 회화 컬렉션이 기다립니다. 이 곳에는 루벤스, 반 다이크, 프란츠 할스, 렘브란트, 구아르디, 게인스보로, 카미유 코로, 르누아르 에두아르 마네, 에드가 드가 등 거장들이 두루 포함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모델과 화가가 있습니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카미유 모네의 초상화>(1872-4)입니다. 르누아르가 아르장퇴유의 모네 가족을 자주 방문했던 시기의 그림입니다. 카미유는 인상파 화가들의 뮤즈였고, 마네와 모네를 비롯한 화가의 가장 각광받는 모델이었습니다.
실내에서 그린 이 그림은 인상파 특징이 도드라지게 야외 회화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그려졌습니다. 피가로를 읽는 모습이 비추는 모던한 라이프 스타일, 일본의 유행을 표현하는 테이블 위의 그릇,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누운 자세 등이 고야와 마네의 문제적 작품(<벌거 벗은 마야>와 <올랭피아>)를 슬쩍 암시하는 작품처럼 보입니다.
에두아르 마네의 <비눗방울 보는 소년(Boy Blowing Bubbles)>(1867)은 이 미술관의 가장 인기 많은 작품입니다. 학습이 된 관람객들에게는 자신의 의붓 아들을 그린 이 그림의 주제가 먼저 보일 겁니다. 비눗방울은 덧없는 삶(Vanitas)을 상징하는 소재죠. 실제로 어두운 배경, 단순한 형태, 구성은 18세기 프랑스 화가 장 시메옹 샤르뎅의 동명 작품을 재해석한 것입니다. 하지만 샤르뎅과는 많은 점에서 차이가 보입니다. 마네는 알레고리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만의 표현 형식을 창조해 예술가의 주관성에 방점을 찍습니다.
굴벤키안이 가장 좋아하는 조각품은 1930년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구입한 후돈(Houdon)의 유명한 다이애나(Diana)의 대리석 조각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이례적인 완전한 누드로 표현되어 논란을 일으켰던 사냥하는 달의 여신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컬렉션에는 인물화와 쓸쓸한 겨울을 그린 풍경화가 많은 편이라 수집왕 굴벤키안의 취향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
|
조각 공원에 설치된 클래스 올덴버그와 쿠제 반 브뤼겐의 <Plantoir>. ©김슬기 |
|
|
부지런하게 포르투에 다시 떠나봅니다. 남유럽의 도시 중에 정말 첫 손에 꼽고 싶을만큼 작고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거리는 깨끗했고, 사람들은 친절했고, 해산물 음식은 어딜가나 맛이 있었습니다. 갤러리와 옷가게, 카페 등이 모여있는 거리의 숙소에서 묵었는데요. 매일 아침 식사를 하는게 기다려질 정도였습니다.
포르투에는 중심부에서 버스로 30분 정도만 벗어나면 세할베스 현대미술관이 있습니다. 현대미술 전시를 늘 기획하고 있어서, 소장품을 소개할 만한 미술관은 아닙니다. 하지만 잘 꾸며진 세할베스 공원에 자리잡은 이 미술관은 건축가의 이름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게다가 미술관을 품은 공원 곳곳에 설치된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조각 공원이 압권입니다. 리차드 세라, 클래스 올덴버그, 댄 그레이엄, 아니쉬 카푸어 등의 특색있는 조각을 찾아 보물 찾기를 하듯 거닐 수 있습니다.
카를로스 알베르토 카브랄 백작의 여름 별장을 정부가 매입해 미술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조경가 테레사 안드레센이 공원 전체를 재구성해 8000종에 달하는 식물을 심은 곳이기도 하구요. 한 겨울임에도 영상 10도 안팎에 그쳤던 온화한 날씨는 나쁘지 않았지만, 나뭇잎이 하나도 없는 황량한 정원은 못내 아쉬웠습니다. 꽃이 만발한 봄에 이 곳을 찾으면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졌을테니까요.
알바로 시자(Álvaro Siza)는 1991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맡아 건축을 이끌었습니다. 1999년 세할베스 현대 미술관을 가장 먼저 완공했고, 이후 극장과 가드너 하우스, 세할베스 빌라 복원까지 30년에 걸쳐 이 공간을 다시 만들어왔습니다. 2015년 자신의 아카이브까지 재단에 기증하면서 이 곳은 알바로 시자를 만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공간이 됐습니다.
알바로 시자가 만든 미술관의 외관은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즉각적으로 연상시켰습니다. 순백의 색상과 곡선으로 유려하게 빚어낸 듯한 외관이 닮아 보였습니다. 미술관에서는 동시대 미술 기획전시가 다채롭게 열리는 중입니다. 미술관을 확장한 알바로 시자윙에서는 회화와 조각 작업도 병행했던 알바로 시자의 드로잉과 가구도 함께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
|
|
Helena Almeida <Inhabited painting>, 1975 ©Helena Almeida |
|
|
세할베스 미술관의 기획전을 비롯해 포르투갈에서 여러차례 작품을 마주친 작가가 있습니다. 조각가 레오폴도 데 알메이다의 딸이자 20세기 포르투갈 미술을 대표했던 헬레나 알메이다(Helena Almeida, 1934~2018)입니다. 1960년대부터 신체성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독특한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그는 작가이자 동시에 모델이었죠. 10살부터 조각가였던 아버지의 모델이 되면서 작가로 성장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자갈을 물거나 자신의 입을 꿰매는 과격한 퍼포먼스 작업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쳐보였습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정치적인 메세지를 담은 겁니다.
1970년대에 매체는 사진으로 확장되었는데, 작품 속에는 파편화되거나 부분적으로 가려진 여성의 신체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신체와 작품 사이의 동일시는 헬레나 알메이다 작업의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를 통해 회화, 소묘, 조각 또는 사진과 같은 전통적인 분야에서 현실의 표현과 재현을 위한 메커니즘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작년 세할베스 미술관에서 열린 헬레나 알메이다 회고전의 제목은 <작품 속에 살기(INHABITING THE WORK)>였습니다. "나의 일은 나의 몸이고, 나의 몸은 나의 일이다"라고 말했던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자신을 피사체로 담은 사진을 푸른색 물감으로 덧칠해버립니다. 우리의 고정관념을 지워버리는 것, 이것 또한 예술입니다.
|
|
|
버스킹 음악을 듣고 맥주를 마시며 노을을 기다리는 관광객이 가득한 포르투의 야경 명소, 모루 정원. 조앤 롤링 작가가 이 도시에서 결혼을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김슬기 |
|
|
- 국립 초상화 미술관 <Edvard Munch Portrait>
- 3월 13일~6월 15일
올해 상반기 런던 최고의 인기 전시는 내셔널 갤러리의 <시에나>와 국립 초상화 미술관의 <Edvard Munch Portrait>입니다. 포스터에 쓰인 이 대표작은 뭉크의 친구였던 아나키스트 작가 한스 예게르를 그린 초상화입니다. 자화상, 가족을 그린 초상, 친구와 의사를 그린 초상까지 뭉크의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습니다. 우울한 북구의 정신착란증적인 그림으로 이 화가를 기억해왔다면 총천연색 화려한 색상의 초상화 앞에서 배신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
|
|
5월에는 내셔널 갤러리의 확장된 세인즈버리윙이 공개됩니다. 지금은 많은 대표작이 사라진 텅빈 벽이 곳곳에 있어 낯선 모습이지만, 새 공간이 기대되네요. 5월 1일 서도호 전시와 나란히 9일부터 테이트모던은 25주년을 맞아 성대한 이벤트들을 준비 중입니다. 5월의 런던을 찾는 럭키한 분들은 저에게 미리 연락을 주시길!
오늘의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