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슬기로운 미술여행입니다.
여행을 다녀온지 2달이 지났을 뿐인데 전생처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오늘은 빈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가봅니다. 합스부르크 왕조의 전성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려주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 빈 미술사 박물관 같았습니다. 동유럽부터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미술까지 아우르는 컬렉션은 방대하고 다채로운 취향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34회 (2025. 4.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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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동상 앞에 높은 음자리표가 그려진 왕궁 정원. 음악의 도시답다. ⓒ김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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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 유럽에서 만난 가장 화려한 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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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만난 가장 화려한 미술관. 빈 미술사 박물관. ©김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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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이 문카치의 천장화 <Apotheosis of the Renaissance>가 보인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클림트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김슬기 |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벽화. ©Kunsthistorisches Muse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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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극동 컬렉션. ©Kunsthistorisches Museum |
아마도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카페가 아닐까 싶다. ©Kunsthistorisches Muse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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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미술관인 빈 미술사 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은 중부 유럽을 지배했던 제국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공간입니다.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가 합스부르크 왕가가 600여년 간 수집한 예술품을 위한 호화로운 뮤지엄을 지으려는 야심찬 건축 계획은 1857년 처음 세워졌습니다.
완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고트프리트 젬퍼의 설계 1891년에 개관했습니다. 1층은 그리스 로마 유물 컬렉션과 이집트 기자의 석관 등을 보유한 이집트 및 근동 컬렉션이 중심입니다. 고대, 중세의 조각이나 공예품을 비롯해 동서고금의 동전을 모은 코인 캐비닛도 유명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미술품 컬렉션이 이어집니다. 런던과 비교하자면 대영박물관과 내셔널갤러리를 합친 것과 같은 공간인 셈입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장식입니다. 계단을 오르면 안토니오 카노바(Antonio Canova)의 조각 <켄타우로스를 죽이는 테세우스>를 지나 뮤지엄의 정점인 큐폴라 홀(cupola hall)로 향하게 됩니다. 이 중심축을 따라 풍부한 네오 바로크 양식의 장식으로 가득한 다른 유럽 박물관과 비교할 수 없는 극도로 화려한 인테리어 중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큐폴라홀 아래에 위치한 카페는 미술관 카페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규모로만 따지면 루브르 뮤지엄, 대영 박물관, 에르미타 등의 압도적인 규모의 공간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처럼 기둥, 손잡이, 문, 천장까지 빈틈없이 장식된 공간은 없었습니다. 오늘의 미술관은 위대한 예술가들을 모신 신전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렇다면 빈보다 더 사치스러운 만신전은 없을 겁니다.
이곳은 또한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프리즈 벽화를 만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기도 합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정말 입이 벌어질 정도로 화려한 장식과 조각으로 가득합니다. 천장화 아래 기둥과 기둥 사이에 클림트의 벽화가 숨어있어 놓치면 안됩니다.
1881년 빈의 건축위원회는 한스 마카르트 (Hans Makart)에게 계단의 전체 장식을 의뢰했습니다. 1884년 마카르트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벽화는 천장과 기둥 사이의 반원형 공간만 채운채 미완성으로 남았습니다.
바로 아래의 기둥 간 그림을 위해 다른 예술가를 찾아야 했고 미하이 문카치(Mihály Munkácsy)는 <르네상스의 영광(Glorification of the Renaissance)>으로 천장화를 완성합니다. 신전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듯한 입체적인 구도의 그림에는 베로네제, 티치아노, 미켈란젤로 등 거장이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르네상스 시대의 교황 율리오 2세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카르트의 벽화 아래 기둥과 기둥 사이의 좁은 삼각형 공간을 채운 게 구스타프와 에른스트 클림트 형제, 프란츠 마취입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벽화 중 한 부분을 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두 인물의 미묘한 관계가 묘사됩니다. 15세기 피렌체 청년은 책을 읽다가 웅장한 후광에 둘러싸인 여성을 바라보고 있죠. 아기 천사와 아기가 이들과 함께 있습니다. 15세기 조각가 루카 델라 로비아(Luca della Robbia)가 성모와 아기 천사를 표현한 조각을 모델로 한 작업입니다. 종교적 엄숙함은 온데간데없고 화려한 패턴으로 가득한 황금빛 드레스가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세기말의 빈에서 성모는 돌연 패셔니스타가 되어버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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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focus : 미스터리한 농부의 화가, 피터 브뤼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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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대작 3점이 나란히 걸려 카라바조의 차력쇼를 보여주는 방. 왼쪽 끝이 <로자리의 성모>, 오른쪽 끝이 <다윗과 골리앗의 머리>다. ©김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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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vaggio <Crowning of Thorns>, 1603 ©Kunsthistorisches Museum |
요하네스 베르메르 <The Art of Painting>, 1666/68 ©Kunsthistorisches Muse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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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벨라스케스 <Infanta Margarita in a pink Gown>, 1654 ©Kunsthistorisches Museum |
Albrecht Dürer <Emperor Maximilian I>, 1519 ©Kunsthistorisches Muse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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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미술사 박물관의 명성을 만든 주인공은 회화 갤러리입니다. 질적 수준에서는 유럽 최고의 자리를 다투는 곳 중 하나죠. 르네상스와 바로크, 합스부르크 황후 마리아 테레지아 시대에 이르기까지 400년에 걸친 미술의 역사가 770여점 작품을 통해 펼쳐집니다.
2층 회화 갤러리에는 벨벳 커이 드리워진 층고가 높은 방마다 가죽 소파가 놓여있었습니다. 스페인 여행 이후부터 저는 '비수기의 미술관'을 일부러 찾아 다니는 것 같습니다. 비수기의 미술관은 무척 한산했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서 그림을 천천히 만나는 엄청난 호사를 누렸습니다.
페터 파울 루벤스의 대형 제단화가 방의 양쪽에 나란히 걸려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방이 있습니다. <수태고지>(1610)와 성 이냐시오가 귀신을 쫓는 모습을 웅장하게 그린 제단화가 각각 걸려 있었습니다. 안토니 반 다이크나 야콥 요르단스의 독특한 플랑드르 회화 작품도 17세기 예술의 다채로운 면을 잘 보여줍니다. 알프레드 뒤러의 막시밀리안 1세 황제의 초상화나 만성절 제단화는 르네상스 시대 독일 미술의 높은 수준을 잘 보여 줍니다.
네덜란드 두 거장의 존재감도 남다릅니다. 렘브란트의 자화상과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은 어느 미술관에서나 큰 사랑을 받습니다. <회화의 예술(The Art of Painting)>(1666/68)은 베르메르가 이름 없는 여인들의 일상을 그리지 않은 희귀한 작품입니다.
그림 속 화실을 통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베르메르의 작업실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월계관, 트럼펫과 손에 든 책을 통해 이야기를 쓰는 역사의 여신이자 뮤즈 중의 하나인 클리오(Clio)임을 넌지시 알려줍니다. 회화라는 예술을 알레고리로 표현한거죠. 주인공은 뒷모습만 묘사된 화가입니다. 화가를 회화 예술의 상징으로 승격시키는 작품인 셈입니다.
거대한 방에는 카라바조의 작품 3점이 나란히 걸려 있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1600/01)은 다윗을 우울한 승리자로 묘사합니다. 빛과 어둠의 극단적 대비가 나폴리 시절의 그의 작품임을 알려줍니다. <로자리의 성모>(1603)는 무릎을 꿇은 서민들의 더러운 발바닥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17세기에는 혁명적인 표현이었죠. 카톨릭 교회를 통해서만 신에 다가갈수 있었던 시대에 도미니코 성인이 묵주를 나눠주는 이야기를 묘사해 종교개혁의 의미를 내포한 작품입니다.
미술여행을 하다 보면 미술관과 미술관의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는 놀라운 순간이 있습니다. 카라바조의 <가시관을 쓰다(Crowning of Thorns)>(1603)를 만난 것이 저에겐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가시관을 쓰다>는 빌라도의 심문 이후, 예수가 군인들에 의해 가시 면류관을 쓰는 고초를 당하는 순간을 그렸습니다.
고초를 당한 직후 예수는 빌라도 총독의 손에 이끌려나와 유대인의 왕으로 조롱을 받게 됩니다. "이 남자를 보라(Ecce Homo)"라는 외침이 나오는 순간입니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발굴한 카라바조의 진품 <Ecce Homo>의 병사와 이 그림 속 병사의 모습, 예수의 모습이 닮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빛과 그림자 등의 표현은 달랐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꿰는 화가의 두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했습니다.
마드리드의 궁정화가 벨라스케스의 방에도 왕실 초상화 9점이 걸려 있었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럽게 묘사된 어린 공주의 초상은 정말 인기가 많은 작품입니다. 마르가리타(1651~1673)는 펠리페 4세와 그의 두 번째 아내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안나의 결혼에서 태어난 첫 아이였습니다. 일찍이 그녀는 황제 레오폴트 1세의 신부로 선택되면서 스페인 왕실은 2-3 년 간격으로 초상화를 빈으로 보냈습니다. 첫 번째로 그려진 분홍 가운을 입은 마르가리타의 그림은 세 살의 공주를 보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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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ter Bruegel <Hunters in the Snow (Winter)>, 1565 ©Kunsthistorisches Museum |
Pieter Bruegel <The Tower of Babel>, 1563 ©Kunsthistorisches Muse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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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ter Bruegel <Peasant Wedding around>, 1568 ©Kunsthistorisches Museum |
Giuseppe Arcimboldo <Summer>, 1915 ©Kunsthistorisches Muse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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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술관의 가장 유명한 컬렉션은 브뤼헐 부자의 컬렉션입니다. <바벨탑> <농민의 춤> <눈 속의 사냥꾼> 등을 포함한 컬렉션은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북유럽 르네상스의 대표화가인 피터 브뤼헐(Pieter Bruegel, 1525/30~1569)은 출생 연도도 알려지지 않아 단지 '농부의 브뤄헐'로 불렸습니다. 성은 태어난 마을 이름을 따서 붙였죠. 1551년 안트베르펜의 화가 조합에 들어가 활동했던 그는 40여점의 작품만을 남겼습니다. 화가가 된 두 아들의 작품까지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피터 브뤼헐은 종교적 주제를 그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농민들의 일상을 애정과 유머를 담아 그린 사실적인 회화입니다. 덕분에 '농부의 브뤼헐'이라고 불렸죠. 그의 많은 풍경화는 미술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만들었습니다. <눈 속의 사냥꾼(겨울)>(1565)은 서양미술사의 자연과 계절이 주인공인 첫 겨울 그림으로 알려졌습니다. 손에 잡힐 듯 차디찬 겨울을 묘사한 그림 속에서 여우 한 마리만 사냥에 성공한 사냥꾼 무리는 지친 개와 함께 마을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얼어붙은 연못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놀이의 묘사 등으로 이 그림은 엄청난 인기를 얻었습니다.
미술관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바벨탑>(1563)입니다. 브뤼헐의 기념비적 이 그림의 구성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합니다. 미완성을 탑을 쌓아 올리는 노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개미처럼 작게 묘사되고, 고대와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로마의 콜로세움을 닮은 탑은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서 무너질 운명을 암시합니다. 명령을 하는 눈먼 왕의 과대망상이 그림 속에 묘사됩니다. 바벨탑은 인류의 합리성과 기술의 실패를 상징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세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imboldo, 1526~1593)를 만나봅니다. 밀라노 출신이었지만 그는 1562년부터 빈과 프라하의 궁정 화가가 됐습니다. 다재다능해서 초상화 외에도 결혼 축하연을 위한 무대 디자이너로도 찬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1563년에 그는 돌연 사계절을 그린 연작을 발표합니다. 각각의 계절을 대표하는 온갖 식물을 그리는 것만으로 그는 사람의 얼굴을 만들어냅니다. 시각적 착시를 사용한 독창적인 그림으로 그는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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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 빈에서 만난 윤종숙의 금강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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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입구로 오르는 계단에 릴리안 진스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김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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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기획전시에 정말 여러번 감탄했습니다. 동시대 미술을 볼 수 있는 공간은 알베르티나 모던과 MUMOK(Museum Moderner Kunst)이 대표적인 곳입니다. MUMOK은 레오폴드 미술관의 반대편에 쌍둥이처럼 위치해 있습니다.
MUMOK에서는 반가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윤종숙의 <금강산>이 영구 설치 작품으로 1층 로비 벽면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길이가 14.4m에 달하는 거대한 벽화를 통해 작가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을 회화적으로 접근합니다. 손바닥을 사용해 부드러운 색채의 추상화를 그리는 윤 작가는 30년째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은 "서구 모더니즘과 동아시아의 전통, 특히 한국의 산수화(山助史)의 패러다임을 결합해 완전히 반(反)기념비적인 풍경화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영혼의 풍경"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렸습니다.
MUMOK에서는 메다르도 로쏘(Medardo Rosso, 1858~1928)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현대 조각의 발명>'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 소녀의 조각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오귀스트 로댕의 라이벌이었던 이 이탈리아 조각가는 모더니즘의 위대한 선구자 중 한 명입니다. 전통적인 조각의 관습에 도전하며 급진적인 표현을 선보였던 작가였죠.
전시에서는 약 50점의 조각품과 사진, 포토콜라주 및 드로잉과 함께 그의 시대적 맥락을 유추할 수 있도록 프랜시스 베이컨, 루이즈 부르주아, 콘스탄틴 브란쿠시, 에드가 드가, 앤디 워홀 등 로쏘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의 작품도 나란히 설치해 대화를 나누도록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미술관 입구로 이어지는 외부 계단부터 'Words to Walk On''이라고 새겨진 텍스트 작업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 다른 기획전의 주인공인 릴리안 진스(Liliane Ljins, 1939~)입니다. '그녀', '흐름', '빛'과 같은 자신의 예술적 실천 활동에서 중요한 용어를 카펫 디자인에 엮어내고, 이를 흐르는 물이라는 모티프와 결합하는 독특한 작업이었습니다. 언어와 시가 미술과 만나는 공공 예술은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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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o Cagnacci <사악한 엄마>, 1894 ©Belved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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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의 궁정화가 벨라스케스의 초상화만 이 미술관의 귀한 손님이 아닙니다. 빈의 궁정화가가 그린 유명한 작품도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거장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화가 귀도 카냐치(Guido Cagnacci, 1601~1663)의 <클레오파트라의 자살>(1659 이후)은 클레오파트라라는 세기의 미인에 관한 상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 작품일겁니다.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인 클레오파트라는 아우구스투스의 개선 행렬을 위해 로마로 끌려가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사에 물려 자살을 했습니다. 말년의 궁정 화가는 두 가지 대조적인 회화적 개념을 결합시킵니다. 하인들은 다채로운 표정과 자세로 사실주의적으로 표현되어있죠. 반면 여왕은 차분하고 엄숙하게 앉아서 죽음을 맞습니다. 단호한 성정을 보여주는 로마 조각상처럼 고전적인 자세입니다.
이 그림은 여왕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소재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에로티시즘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베니스에서 귀족들의 후원을 받으며 활동했던 탓에 그는 누드화를 많이 그렸습니다. 탁월한 표현력에도 불구하고 상반신을 위주로 그려서, '발을 못그리는 화가'라는 별명도 얻었죠. 클레오파트라의 발도 역시 그리지 않은 것이 눈에 띕니다. 그림의 모델은 카냐치의 애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은 이후 세대의 바로크 화가였던 카냐치도 여자와 범죄가 늘 따라다니는 선배 못지않은 사고뭉치였습니다. 사후에 잊혔다가 3세기 만인 1950년대에야 그는 재발견됐습니다. 카라바조와 닮은 것은 극적인 복권의 과정까지도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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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셔널 갤러리 <José María Velasco
- A View of Mexico>
- ~8월 17일
내셔널 갤러리에서 열리는 첫 번째 남미 작가의 회고전도 만나고 왔습니다. 멕시코의 국민 화가 호세 마리아 벨라스코는 19세기 멕시코의 벨라스코는 지질학, 고고학, 식물학, 산업화까지 정말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화가였다고 합니다. 정말 존 컨스터블은 저리가라할만큼 표현력이 탁월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광활하고 척박한 멕시코의 대자연을 그린 대작들은 이국적이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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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여행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갈 길이 멉니다. 빈 이야기는 다음주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오늘의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내셔널 갤러리 <Siena: The Rise of Painting, 1300 ‒1350> 전시 소식이 반가웠습니다. 히샴 마타르가 쓴 '시에나에서의 한달'이라는 책에서 저자가 내서녈 갤러리에서 시에나 출신 작가의 그림을 한동안 보곤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히샴 마타르와 해당 전시가 연관고리가 있을지 너무 궁금하네요."
지난주에 재미있는 질문을 받아 답변을 해보려고 합니다. 전시 설명 자료에서 이 책에 관한 언급을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히샴 마티르가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를 찾아가 매번 본 그림은 두초의 <수태고지>였습니다. 내셔널 갤러리의 중요한 소장품이자, 이번 기획전시에도 포함된 작품입니다. 책에선 어떻게 다뤄지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한국에 가면 곧장 읽어보고 싶습니다. 유럽에서 시에나의 역사를 다뤄 좋은 평가를 받은 다른 책이 있습니다. 2023년 작 제인 스트빈슨의 <Siena: The Life and Afterlife of a Medieval City>인데요. 전시 기획자도 아마 이 책의 도움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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